글로벌 자동차 업계 최대 화두는 단연 탄소중립이다. 각 회사가 전동화 부문에 수십조 이상을 투자하고, 재생에너지로 공장을 가동시키는 등 갖은 노력을 하고 있다. 대외적으로 발표하는 연구개발(R&D) 및 투자 역시 전기차에 집중되어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연기관의 퇴출은 생각보다 더 오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배출가스를 줄이고 연료효율을 높이는 수준을 넘어 새로운 대안을 찾고 있기 때문이다.
폭스바겐은 최근 유럽연합(EU)으로부터 파라핀을 혼합한 디젤 연료 사용을 허가받았다. 적용 대상은 8세대 골프 GTD와 티구안 TDI 등 2개 차종이다. 두 차량은 파라핀 디젤 주입 시 오염물질 배출량이 최대 95% 감소했다.
![](https://blog.kakaocdn.net/dn/LBEG4/btsf0VQ1JUs/SBsyYMpKybMNYk9lyXgePK/img.jpg)
특히, 해당 파라핀을 친환경 소재에서 추출했다는 점도 주목할만하다. 파라핀은 일반적으로 중유에서 뽑아내지만, 폭스바겐은 식물성 폐오일에서 추출했다. 더욱이 최근에는 음식물 쓰레기에서 해당 성분을 추출하는 것에도 성공했다. 향후 폐기물 및 쓰레기 처리와 탄소중립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길이 마련된 셈이다.
이미 파라핀 디젤은 유럽에서 유통되고 있다. 시장점유율은 아직 미미하지만, 디젤차 퇴출을 조금 더 늦출 수 있다는 평가다. 폭스바겐은 파라핀 디젤이 10년 내 자동차 디젤 연료 시장의 30%를 점유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와 별개로 항공업계에서도 파라핀 혼합 연료를 주목하고 있다. 식물성 오일에서 추출한 파라핀을 제트엔진 연료에 혼합한 결과, 오염물질 배출량이 30% 가량 감소했고 비행운 발생량도 줄었기 때문이다.
포르쉐는 엑슨모빌, 지멘스 등과 함께 새로운 탄소중립 연료인 e퓨얼 생산에 착수했다. 2022년 13만 리터를 생산하고, 2024년 5500만 리터, 2026년 이후 연 5억5000만 리터까지 생산 규모를 확대할 방침이다.
![](https://blog.kakaocdn.net/dn/zNHkC/btsf5dJu0VU/Dyu9b7lN8HVHpiqNxj1d6k/img.jpg)
e퓨얼은 수소(H)와 탄소(C)로 이뤄진 탄화수소가 핵심이다. 수소는 물을 전기 분해하여 만들고, 탄소는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결합시킨다. 생산에 필요한 전기는 친환경재생에너지를 활용한다.
![](https://blog.kakaocdn.net/dn/clP604/btsf42agdFs/d07jjhm46Yb9DCAmyRiRe0/img.gif)
e퓨얼의 가장 큰 장점은 기존 내연기관 엔진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연소 후 탄소 배출량도 기존 가솔린 연료 대비 최대 90% 가까이 줄일 수 있다. 정제 과정을 거치면 가솔린뿐 아니라 디젤이나 선박유 등에도 대체할 수 있다. 기존 엔진은 물론, 석유 운송 및 보관 등 네트워크를 그대로 활용할 수 있어 대대적인 인프라 투자도 불필요하다.
특히 연료 생산 과정에서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줄인 만큼, 탄소중립적인 자원 순환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
문제는 낮은 경제성이다. 현재 e퓨얼의 생산 단가는 리터당 10달러(한화 1만2000원) 수준에 달한다. 운송 및 보관료와 각국 세금 등을 고려한다면, 가격경쟁력이 전무하다.
그럼에도 포르쉐는 장기적인 대안으로 e퓨얼 연구개발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우선 2022년 개최되는 모빌1 슈퍼컵의 출전 차량에 e퓨얼을 사용하고, 실제 성능 검증에 돌입한다.
토요타는 새로운 개념의 수소차를 선보였다.
현재 양산형 수소연료전지차(FCEV)는 수소로 전기를 만들어 배터리를 충전하고 모터를 구동시킨다. 사실상 구동 방식은 전기차와 동일하다. 반면, 토요타의 새로운 수소차는 수소를 연료로 직접 엔진을 작동시킨다.
![](https://blog.kakaocdn.net/dn/bQqPEa/btsf0VpWdYM/sP6HrTcD4RMxLcslFPe5WK/img.jpg)
토요타 측에 따르면, 기존 내연기관의 기술을 바탕으로 제작된 수소 엔진은 물 이외에 별다른 오염물질이 배출되지 않기 때문에 진정한 친환경차라는 입장이다. 희토류 등도 필요하지 않아 무차별적인 자원 개발도 막을 수 있다.
토요타는 올해 5월 수소 엔진을 탑재한 코롤라 레이스카를 선보인데 이어 내년 고성능 GR야리스에 수소 엔진을 탑재할 계획이다. 코롤라와 GR야리스 등 수소 엔진을 탑재한 차량은 모터스포츠 무대에서 실제 성능 검증에 나설 예정이다.
e-퓨얼로 내연기관의 에너지·환경·안보 다 잡는다!
![](https://blog.kakaocdn.net/dn/dmLcgc/btsf4eaOLr8/xr4Qw00pT65GICQKOVXaHK/img.jpg)
By 지앤이타임즈 On 2022/2/16
e-퓨얼 키워드, 재생에너지·수소원료·합성원료
![](https://blog.kakaocdn.net/dn/Gks4F/btsf3gthKrD/v1SQrl2pMwiUr1LHSEK9lK/img.png)
‘e-퓨얼’이 투입된 내연기관차는 운행 과정에서 CO₂가 배출된다. 그런데 기존 화석연료와 달리 완전 연소 비율이 높아 기존 경유 자동차 대비 미세먼지·온실가스 배출량이 20~40% 수준에 불과하다. 독일 정부 산하 미래 모빌리티 플랫폼(NPM : Die Nationale Plattform Zunkunft der Mobilitaet)의 분석 결과에 따르면 e-퓨얼을 연료로 투입한 트럭의 배출가스가 디젤 트럭의 20~40% 수준에 그쳤다.
우리나라 석유관리원에서는 e-퓨얼과 물성이 유사한 CtL을 경유와 30% 혼합했을 때 미세먼지 배출량이 57% 저감됐다고 보고했다. 그런데 e-퓨얼은 내연기관 연소 과정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를 상쇄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태양광이나 풍력으로 만들어낸 청정 전기로 물을 전기분해해서 수소를 생산하고 온실가스 주범인 이산화탄소와 촉매 반응 시킨 결과물이 합성연료인 e-퓨얼이다.
재생에너지로 생산한 전기로 수전해한 궁극의 청정 에너지가 ‘그린수소’이고 ‘e-퓨얼’에 투입되는 탄소 자원은 대기 중에서 포집한 CO₂나 생물 유래 CO₂가 활용된다. e-퓨얼 제조 과정에 사용되는 CO₂를 대기 중에서 포집하면서 ‘탄소중립연료’라는 ‘셈법’이 완성된다. 아직까지 e-퓨얼에 대한 국제적인 용어 정의가 통일되지 않았지만 재생에너지 유래, 수소 원료, 탄소 자원 제조 등의 키워드가 관통되는 이유이다.
실제로 유럽에서는 재생에너지에서 생산된 합성 및 파라핀성 연료로 해석하고 있고 일본은 재생에너지 유래의 수소를 원료로 제조한 합성연료로 정의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그린수소와 탄소 자원으로 제조한 합성연료’로 풀이하고 있다. 세계 자동차 시장을 주도하는 유럽이나 일본 등에서는 e-fuel 생산, 개발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2021년 4월 산업통상자원부 주도로 산학연 전문가들이 참여한 ‘e-퓨얼 연구회’를 발족하고 그동안 총 6차례의 모임을 가졌다. 지난 1월에는 ‘재생합성연료(e-Fuel) 연구보고서’도 발간했는데 내연기관 수송수단을 유지하면서 탄소중립을 실현할 수 있는 다양한 가능성들이 담겨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내연기관 탄소중립 실현 가능한 현실적 수단이 e-퓨얼
![](https://blog.kakaocdn.net/dn/dRkAh2/btsf6EfNcFU/CoFcj8vA7sSFjsi2wkHd20/img.png)
IEA나 OPEC 등 에너지 관련 국제 기구들은 2040년에도 세계 수송수단 중 내연기관 비중이 여전히 높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전기차나 배터리 등의 기술 진화로 이들 기관들의 전망보다 수송수단의 전동화 전환 속도가 빨라지고 있지만 전기차가 대체할 수 없는 틈은 여전히 존재한다. 승용이나 소형 상용 같은 경량자동차(LDV, Light Duty Vehicle) 분야에서는 동력원의 전기화가 용이하지만 경유를 연료로 사용하는 대형 트럭이나 버스는 여전히 내연기관의 힘이 요구된다. 항공이나 선박도 전동화가 어려워 상당 기간 내연기관에 의존해야 하는 수송수단으로 분류되고 있다.
그린카의 한 부류인 수소차가 대안으로 부상하고는 있지만 수소의 청정성, 충전 인프라, 가격 경쟁력 등을 확보하는데는 상당한 투자와 시간이 필요하다. 전기나 수소 에너지원을 개발, 생산하거나 충전 인프라 구축이 요원한 개발도상국 등 비OECD 국가에서는 앞으로도 상당 기간 내연기관차가 주요 수송 수단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기상 한계로 풍력 발전 가동이 저조해지자 지난 해 유럽발 천연가스 가격 급등 사태의 원인이 된 것 처럼 재생에너지 수급이 위협받을 때 에너지 안보를 확보할 수 있는 대표적인 백업 플랜(back-up plan)이 화석연료와 내연기관차라는 점도 주목해야 할 대목이다. 현실적으로 석유나 천연가스, 석탄처럼 안정적인 수급과 경제성을 담보할 수 있는 연료를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더구나 탄소중립을 실현한 원유나 석유제품이 등장중이고 화석연료나 내연기관차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저장, 재활용하는 CCUS(Carbon Capture Utilization and Storage) 기술이 진화되는 상황에서 화석연료라는 꼬리표 때문에 배척받아야 할 이유도 줄어 들고 있다. 그런 측면에서 e-퓨얼은 기존의 내연기관을 유지하면서도 탄소중립을 실현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e-퓨얼로 에너지 안보 위협 막는다
e-퓨얼연구회 보고서에서 언급된 e-퓨얼의 쓰임새에 따르면 내연기관 인프라를 활용하는 산업·수송 모든 부문에서의 적용이 가능하다. 액체 상태의 e-퓨얼은 보관·수송이 용이하고 기존의 석유제품 운송·보관 인프라 활용이 가능하다는 것도 장점이다. 가장 눈길을 끄는 대목은 e-퓨얼이 수송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안보를 확보할 수 있는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e-퓨얼연구회 보고서에 따르면 ‘전기차 배터리 등의 원자재가 되는 코발트, 리튬 등의 자원은 해외 일부 지역에 집중되어 있고 공급과 가격 불안정성에 문제가 있다’며 ‘(전기차 같은) 특정 차종 의존 시 지정학적 리스크가 상존한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상당수 경제학자들은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에 따른 ‘그린플레이션(greenflation)’을 우려하고 있고 일부 현실화되고 있다. ‘그린플레이션’은 친환경의 ‘그린(green)’과 물가 상승을 뜻하는 ‘인플레이션(inflation)’의 합성어로 재생에너지 확대나 탄소 중립을 실현하는 과정에서 관련 원자재 공급이 부족해지며 가격이 상승하고 경제 전반에 물가상승이 발생하는 현상을 말한다. 배터리나 태양광 패널 제조 원료인 리튬, 니켈, 코발트, 망간 같은 원자재와 소재, 부품 가격이 최근 들어 3∼4배 정도 상승 중인 현상이 그린플레이션의 출발점이 되고 있다.
단국대 조홍종 경제학과 교수는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에 치중하면서 석유나 천연가스 개발 투자가 줄어 들고 화석연료와 재생에너지 가격이 동시에 상승하는 더블 그린플레이션(Double Greenflation)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이보다 더 큰 문제는 배터리 등의 원료가 되는 희토류 자원이 중국이나 호주, 아프리카 일부 국가에 집중되어 있어 우리나라 같은 자원 빈국에게 심각한 안보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이같은 우려는 e-퓨얼연구회 보고서에서도 언급되어 있다. ‘수송 동력원이 전력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경우 천재지변, 정전, 전시상황 등의 비상사태 발생 시 국가적 에너지안보 문제를 초래할 수 있고 특수 승합·화물차, 군용차 등은 전기·수소차 전환 대상에서 제외돼 일정 규모 이상의 내연기관 수요가 꾸준히 존재하게 될 것’이라며 ‘e-퓨얼 등으로 에너지원을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하고 있다.
군용 차량·함정 대상 민·군 협력 e-Fuel 실증도 추진
![](https://blog.kakaocdn.net/dn/bP9qY2/btsf4dpslAX/IKPlsXE4lvGS0K0UOciL61/img.png)
유럽과 일본 등 주요 선진국에서는 e-퓨얼 상용화 속도를 높이고 있다. EU는 높은 에너지 밀도와 동력 시스템 안정성이 요구되는 항공기에 e-퓨얼 적용을 구체화 중이다. 항공기의 경우 전동화 즉 전기배터리 방식으로 운행하는 것이 어렵다고 판단해 e-퓨얼 혼합 의무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EU가 지난 해 7월 발표한 ‘Fit for 55’에 따르면 ‘지속가능한 항공연료’ 63%(e-Fuel 28%) 혼합 의무화 방안이 추진된다.
유럽 국가중에서는 독일의 대응이 가장 적극적이다. 정부 차원에서 20 여개 이상의 P2G(Power to Gas) 실증 플랜트를 운영하고 있고 수송부문 재생에너지 규정을 고쳐 e-퓨얼 항목을 신설해 인센티브도 부여하겠다는 입장이다. 구체적인 로드맵도 공개됐는데 2026년까지 e-Fuel을 도입하고 2030년에는 2%까지 단계적 상향하며 온실가스 감축 할당량 계산시 2배 계수를 적용하는 인센티브를 부여한다.
지난 해 6월 ‘탄소중립을 위한 그린 성장 전략’을 수립한 일본 정부는 ‘e-퓨얼’을 포함시켜 향후 10년간 기술개발·실증을 집중적으로 실시하고 2040년까지 상용화한다는 계획이다.
우리 정부도 지난 해 2월 수립한 ‘제4차 친환경자동차 기본계획’을 통해 e- 퓨얼 개발·활용을 위한 ’CO₂-Recycling’ 프로젝트 추진 계획을 제시했다. 해당 계획에 따르면 CO₂와 H₂를 원료로 메탄·에탄올을 생산해 내연기관 자동차와 항공기 연료로 활용된다. 지난 해 6월 발표된 ‘이산화탄소 포집·활용(CCU) 기술혁신 로드맵’에서는 2050년까지 합성연료 등을 상용화하겠다는 계획이 제시됐다. 또한 급격한 전동화가 어려운 군용 차량·함정을 대상으로 e-퓨얼 활용이 가능하도록 품질 수준을 향상·검증하기 위해 민·군 협력 e-Fuel 실증사업을 추진한다.
국내외 정유사, 자동차 제작사 등 관련 산업계도 e-퓨얼 상용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e-퓨얼 엔진 적용 기술 동향에 대한 모니터링에 더해 e-퓨얼 적용이 확대, 법제화될 경우를 대비한 기술 대응을 추진중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은 e-퓨얼의 일종인 e-메탄올 적용이 가능한 선박용 메탄올 엔진 개발과 생산 설비 구축을 추진중이다.
사우디 아람코 등 해외 석유기업 중심으로 CO₂ 포집율을 확대하기 위한 MCC 원천기술 개발도 진행중이다. ‘MCC(Mobile Carbon Capture, 차량 배출 포집)’는 차량에 CO₂ 포집 장치를 설치해 엔진 연소 단계에서 직접 포집·저장하는 기술로 차량 운행 과정에서 발생되는 온실가스까지 감축하게 되면 e-퓨얼을 사용하는 내연기관차의 탄소 저감 능력을 배가될 것으로 전망된다.
![](https://blog.kakaocdn.net/dn/zKDMa/btsfOLhfQEs/jsk4qF9bVFAuCkCtB6Ky50/img.png)
우리나라에서는 현대오일뱅크가 지난 해 11월 덴마크의 할도톱소(Haldor topsoe)와 ‘친환경 기술 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e-퓨얼 활용을 위한 연구 개발 협력을 진행중이다. 현대오일뱅크는 ‘e-퓨얼이 상용화되면 기존 주유소 인프라를 그대로 활용할 수 있고 수소, 전기차와 달리 충전 인프라에 대한 대규모 투자 없이도 기존 내연기관차를 친환경차로 바꿀 수 있어 가장 현실성 높은 차세대 동력원 중 하나로 주목받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요·경제성 확대 위한 정책적 지원 요구돼
![](https://blog.kakaocdn.net/dn/TPEJJ/btsf2nNeJqr/SUakna748ZkJcSw1Mu0zW0/img.png)
e-퓨얼의 다양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상용화 과정까지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 기술개발과 경제성 확보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수소·CO₂ 생산과 합성 공정 같은 제조공정의 원천기술은 다수 확보 중이지만 상용화를 위한 실증 연구는 아직은 초보적인 수준에 머물고 있다.
e-퓨얼의 경제성 확보도 아직은 요원하다. ‘e-Fuel 보고서’에 따르면 e-퓨얼 합성 공정 중 하나인 F-T 공정 중 생산비가 5~10% 저렴하고 가변적 운전이 용이한 직접전환법이 유리한데 이 기법을 적용해도 석유제품과 유사한 수준의 생산 비용 도달 시점은 2050년으로 전망되고 있다.
2050년 이후의 e-퓨얼 상용화 시점 가격을 리터당 0.94$ 수준으로 전망하고 이 때쯤의 유가 상승, 수소 가격 저감 등을 환경을 고려할 때 석유연료와 유사한 수준의 생산 비용이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e-퓨얼의 안정적 수요가 보장, 확보되는 정책적 뒷받침과 지원도 중요하다. 정유사들이 e-퓨얼 생산 기술을 개발하고 설비를 구축하려면 천문학적인 자금이 투입돼야 하는데 수송수단이 급격하게 전동화로 전환되고 내연기관에 대한 환경 규제 등이 강화되면서 e-퓨얼의 수요 불확실성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e-퓨얼연구회는 ‘e-퓨얼 등 탄소중립연료를 활용하는 내연기관을 탄소중립으로 인정하는 공식적·국제적 논의가 필요하고 신재생에너지연료 혼합의무화 제도(Renewable Fuel Standards, 이하 ‘RFS’)를 확대 개편해 수송부문 감축 수단을 폭넓게 인정해 민간과 공공 분야 수요 창출을 유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환경친화적자동차 개발보급촉진법과 신재생에너지 개발이용보급촉진법을 개정해 e-퓨얼은 신재생에너지, e-퓨얼 차량은 친환경차에 포함시켜 연료비 보조금을 비롯한 면세 혜택 등 공급자·수요자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한다고도 제언했다. 정부의 정책적 인센티브가 보장돼야 안정적인 수요가 창출되고 정유사나 자동차 제작사 등 e-퓨얼 관련 산업계가 안심하고 적극적인 투자에 나설 수 있기 때문으로 이와 관련한 보다 적극적인 논의가 진행되기를 기대한다.
탄소중립연료(e-fuel)로 내연기관차도 탄소중립 될 수 있다
![](https://blog.kakaocdn.net/dn/nGAih/btsf6GdBA7D/DrFrTjOkzGajMjOXmkwgfK/img.jpg)
By 지앤이타임즈 On 2021/5/13
전기·수소차 같은 그린모빌리티가 주목받는 이유는 친환경성 때문이다. 자동차 구동 과정에서 온실가스와 미세먼지 등을 발생시키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전기나 수소 생산 과정까지 포함하면 얘기는 달라진다. 친환경차에 사용되는 에너지의 원료 채굴부터 생산, 소비 등의 모든 과정을 담은 전주기 평가(Life Cycle Assessment)가 필요한 이유이다.
이 때문에 정부는 최근 확정한 ‘제4차 친환경자동차 기본계획’에서 자동차 온실가스 기준에 전주기 평가(Life Cycle Assessment)를 검토하겠다고 언급했다. 전기차 구동 과정에서 온실가스 배출이 없더라도 발전 과정에서 다양한 유해 배기가스가 발생한다면 환경친화적으로 평가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한편에서는 내연기관에 적용되는 친환경 에너지가 주목받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미 상용화되어 있는 바이오디젤 같은 바이오에너지가 대표적이다. 최근에는 합성연료인 e-fuel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유럽이나 일본 등에서는 정부 차원에서 e-fuel에 대한 관심이 이미 높다. 우리나라도 산업통상자원부가 ‘수송용 탄소중립연료(e-fuel) 연구회’를 발족하고 중장기 기술 로드맵을 마련하기 위한 첫발을 내딛었다.
탄소중립 바이오에너지, 내연기관을 친환경차로!
![](https://blog.kakaocdn.net/dn/ni93L/btsfWWiwuXs/CnbFKQ9k7Hn2bQZKINYTC1/img.jpg)
배터리 배출량은 공정효율에 따라 상이, 전력생산 배출량은 ‘18년 전세계 평균 발전원별 발전량 기준, 수소 연료는 개질 기준 (‘18년 화석연료 발전 의존도 : (세계) 석탄 38% 석유 2.9% 가스 23.0% (한국) 석탄 43%, 석유 2.2%, 가스 26.4%)
· 전기차는 주행 과정에서 온실가스 배출은 없지만 연료 생산 과정에서는 내연기관차 보다 월등하게 높은 유해 배기가스를 배출한다. 우리나라 정유사가 생산, 보급하는 경유에는 3%의 바이오디젤이 의무 혼합된다. 7월 부터는 혼합비율이 3.5%로 상향되고 2030년에는 5%까지 확대된다.
바이오디젤은 팜유 같은 식물 자원이나 돼지기름·폐식용유 같은 폐유지로 생산되기 때문에 탄소중립연료로 인정받고 있다. 유럽이나 미국에서는 폐유지 등으로 제조된 바이오디젤을 수송연료로 적극 장려하고 있다. EU는 ‘지속가능성 기준’, 미국은 ‘화석연료 대비 온실가스 감축 최저 기준’ 등을 마련해 이 기준을 충족한 바이오에너지를 친환경적 재생에너지로 인정하고 있다.
특히 유럽에서는 많게는 9%까지 바이오디젤을 경유에 혼합 사용하고 있다. 미국, 브라질 등에서는 옥수수, 사탕수수 같은 식물 자원과 해조류, 폐유지 등에서 제조된 바이오에탄올을 휘발유 대체 연료로 보급중이다. 바이오디젤, 바이오에탄올 같은 바이오에너지의 가장 큰 장점은 탄소중립적인 친환경에너지이면서 내연기관자동차에 곧바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내연기관자동차도 환경성능이 강화된 연료가 투입되면 친환경차가 될 수 있는 셈이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e-fuel도 내연기관자동차에 적용되는 환경친화적인 에너지라는 점에서 바이오에너지와 닮아 있다.
수전해로 블루 수소 생산하는 P2G 실증 중
‘Power-to-X’는 P2X, PtX 등의 약어로도 표현되는데 여기서 ‘POWER’는 전력을 말한다. ‘X’는 미지수를 의미한다. ‘POWER’ 즉 전기를 활용해 ‘X’ 즉 다른 에너지를 생산하는 개념이 ‘Power-to-X’이다. 그런데 ‘POWER’는 일반적인 전기가 아니다. 태양이나 바람 등 자연에너지로 생산된 재생에너지를 말한다. 재생에너지는 환경친화적이지만 간헐성(intermittent power generation)이 가장 큰 문제로 지적받고 있다. 기상 상황에 따라 발전량 변동폭이 극심하기 때문이다. 태양이 왕성한 한 낮에는 발전량이 많지만 심야 시간에는 작동이 멈춘다. 자연 바람의 세기는 인간이 조절할 수 없어 풍력 발전의 변동성도 크다. 재생에너지 발전 보고인 제주도는 풍력발전의 간헐성 때문에 출력제한 같은 비상 조치가 빈번하다.
그래서 재생에너지로 생산된 전기를 ESS라는 에너지저장장치에 보관했다가 해가 떨어진 심야 시간대에 사용하기도 하는데 ‘Power-to-X’는 잉여 재생에너지 전력을 활용하는 또 다른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재생에너지 전기로 환경 친화적인 에너지를 생산하는 개념인데 대표적인 것이 제주도에서 실증 사업 중인 ‘P2G(Power to Gas)’이다. 화석연료인 메탄 기반의 개질 수소는 온실가스가 배출되는 등의 환경 오염을 유발하면서 ‘그레이(Gray) 수소’로 불린다. 그런데 재생에너지 전력으로 수전해 즉 물(H₂0)을 전기 분해해 ‘블루(Blue)수소’를 만들어 내는 것이 P2G이다.
‘Power-to-X’ 중 하나가 e-fuel
![](https://blog.kakaocdn.net/dn/GR6o5/btsfPDcxork/5oQPuSKlke2YFgBMAEHvt0/img.jpg)
최근 주목받고 있는 ‘e-fuel(electro fuel)’도 일종의 ‘Power-to-X’이다. 최종 산물인 ‘X’가 내연기관에 사용되는 합성연료인 것이 e-fuel이다. 생산 과정을 화학식으로 풀면 대충 이런 모습이다.
· 태양광과 풍력 같은 재생에너지로 친환경 전력을 생산한다.
· 바람과 태양이 왕성할 때 생산된 잉여 전력 등으로 물을 전기분해해 수소(H)를 만들어 낸다.
· 블루 수소(H)에 이산화탄소(CO₂), 질소(N) 등을 투입해 E-diesel, E-jet fuel 같은 탄소중립 수송 연료를 생산한다.
재생에너지로 전력을 만들었고 탄화수소에 기반하지 않은 청정 수소를 사용했으며 대표적인 온실가스인 대기중의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원료로 투입했으니 탄소까지 저감하는 환경친화연료이다. 용도는 휘발유나 경유, 항공유 등 기존의 석유제품과 같아 내연기관이나 항공기, 보일러 기기 등에 사용할 수 있지만 연료의 물성은 청정하다.
e-fuel이 보급되면 전기차나 수소연료전지차로의 전환 속도가 조금 더디더라도 현재의 내연기관 엔진을 유지하면서도 탄소중립을 이룰 수 있다. 이 때문에 유럽이나 일본은 정부 차원에서 e-fuel 기술 개발과 대규모 생산을 위한 정책적 지원이 이뤄지고 있다. 아우디, 도요타, 혼다 같은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들도 e-fuel 기술개발과 적용 가능한 엔진 실험을 진행중이다. 아우디는 2018년에 이미 e-가솔린(gasoline)과 e-디젤(diesel) 생산을 통한 엔진 실험에 착수했다. 도요타와 닛산, 혼다 같은 일본 자동차 업체들도 지난 해부터 탄소중립엔진을 전제로 하는 e-fuel 적용 연구를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e-fuel, 붕괴 내몰린 내연기관차 산업 구원투수 될 수도
![](https://blog.kakaocdn.net/dn/0MINA/btsf5ftMvvN/DVHE0BEMqDdHCGm3sOtJWK/img.jpg)
e-fuel은 내연기관 산업의 붕괴 속도도 늦출 수 있다. 전기차는 바퀴와 조향장치가 달려 있다는 점에서 분명 ‘자동차’이다. 하지만 엔진 대신 배터리가 배치돼 그 안에 축적된 전기로 자율주행 시스템을 구동하고 온라인을 연결해 세상과 소통하며 다양한 기기들의 전기 충전을 돕는다는 점에서 차라리 전자제품에 가깝다는 해석도 있다. 문제는 엔진룸 등을 구성하는 내연기관의 수많은 부품이 전기차에서 배터리로 대체되면서 관련 산업이 붕괴되고 일자리가 사라진다는 점이다. 전기차는 내연기관차에 비해 투입되는 부품 수가 40% 정도 적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내연기관차 관련 산업의 상당 수가 사라질 운명에 처한 셈이다. 내연기관 정비업소나 주유소 같은 연관 산업도 몰락할 수 밖에 없다.
실제로 우리나라 제주도에서는 2030년까지 도내 모든 차량을 전기차로 대체하는 ‘2030년 탄소제로섬(Carbon Free Island’ 프로젝트가 시행중인데 이 경우 대부분의 주유소와 LPG충전소가 사라지는 것으로 예측됐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이 수행한 ‘전기차 보급 확산에 따른 기존산업과 상생협력 실행방안 연구’에 따르면 ‘탄소제로섬 제주’가 이행되면 2030년에는 도내 193개 주유소 중 13곳만 삼아 남고 LPG충전소는 38곳 모두 존립이 어려운 것으로 분석됐다. 전기차 확대 보급은 비단 제주도만의 이슈가 아니라는 점에서 궁극적으로는 우리나라 전역 그리고 세계 주요 국가들의 에너지 공급 채널에서 주유소와 LPG 충전소가 사라지고 전기 콘센트나 수소 충전소가 그 자리를 대체하게 된다.
전기차 수리를 위해 내연기관 정비업소 대신 전자제품 매장을 찾을 날도 멀지 않았다. 그런데 e-fuel이 본격적으로 개발되고 경제성을 확보하게 되면 내연기관과 주변 산업의 경쟁력과 고용에 더해 수송 분야의 탄소중립도 유지할 수 있다. 최근 우리나라 정부가 ‘수송용 탄소중립연료(e-fuel) 연구회’를 발족한 것도 e-fuel의 장점을 인정한 결과로 해석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연료와 수송 산업 관계·전문가들이 참여한 연구회를 만들어 수송·산업 분야에서 새로운 탄소중립 실현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는 e-fuel의 가능성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e-fuel의 필요성을 검토하고 연료 경제성 확보와 자동차 연료로의 사용 같은 중장기 기술 로드맵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내연기관과의 공존 가능케 하는 e-fuel
![](https://blog.kakaocdn.net/dn/bAYNDe/btsf0R86eXw/4rf2Cxq9CkTd1O1wkd4Dk1/img.jpg)
탄소중립적인 수송 에너지이고 붕괴에 직면한 내연기관 산업을 지탱할 수 있다는 장점이 뚜렷하지만 e-fuel이 상용화되기 위한 전제조건도 만만치 않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e-fuel 생산 과정에서의 에너지 변환 효율이 낮고 제조 공정이 복잡한 것이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실제로 재생에너지로 생산된 전기 또는 수전해해서 생산한 수소 자체를 수송 연료로 사용할 수 있는데 e-fuel을 제조하기 위해서는 합성 연료로 변환되는 추가 과정을 거쳐야 한다. 생산 설비 구축 과정에서 천문학적인 비용이 투입돼야 하고 제조 원가도 높다.
독일의 민간 싱크탱크인 Agora Verkehrswende의 2017년 자료에 따르면 100km 주행에 필요한 연료 제조에 순수 전기차는 15kWh, 수소차는 31kWh의 전력이 소비되지만 e-fuel은 103kWh가 요구된다. 동일한 주행 거리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e-fuel에 투입되는 전력량이 크게 높다는 점은 그만큼 높은 제조 비용이 필요하다는 의미와 같다. 하지만 이 역시 기술 진화로 극복 가능한 영역으로 해석되고 있다. 일본 정부는 2050년 탄소중립(Carbon neutral) 실현 과제 중 하나로 휘발유 가격 보다 낮은 수준으로 e-fuel을 제조하는 기술 개발 전략을 포함시켰다.
우리나라 정부도 최근 확정한 ‘제4차 친환경자동차 기본계획(2021~2025)’에서 ‘CO₂-Recycling 프로젝트’를 통한 e-fuel 기술 개발 사업을 명시했다. ‘탄소 중립 +(플러스) 프로젝트’라는 명칭의 사업 속에는 CO₂와 H₂를 원료로 메탄과 에탄올을 생산해 자동차나 항공 연료로 활용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구체적인 일정도 소개되어 있는데 현재의 휘발유를 대체할 수 있는 ‘그린에탄올’ 생산 기술을 상용화하기 위해 오는 2022년부터 차량용 그린 에탄올 제조공정 개발과 인프라 구축에 착수하고 그린 에탄올을 사용한 내연기관 엔진 최적화 기술 개발과 실증 사업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그 후속 수순으로 정부는 ‘수송용 탄소중립연료 연구회’도 발족해 e-fuel의 경제성 확보와 내연기관차에 적용할 수 있는 기술 등 중장기 로드맵 마련 작업에 착수했다. 전기·수소차로 대별되는 그린카가 내연기관차 시대를 금방이라도 종식할 것 같았지만 탄소 중립 수송 연료인 e-fuel의 기술 진보로 내연기관 시스템과의 공존은 이렇게 모색되고 있다.